<오스트리아 후기>
첫 번째로 장소에 대한 후기를 남길 곳은
저 개인적으로 무척 뜻깊은 곳인데요.
저의 학창 시절을 보낸 장소
'빈 대학교'를 방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대학이 있는
'Schottentor'역에서 내려 쭉 올라가 줍시다.
올라가서 바깥으로 나가주면
고풍의 제 대학교 모습이 보이는데
횡단보도를 건너 입구로 가까이 가줍시다.
제 대학교는 독일어권 학교 중엔
역사도 깊고 가장 오래된 학교인데요.
1365년 루돌프 4세는 그의 형제들
알브레히트 3세, 레오폴드 3세와 함께 초창기
'루돌프 대학(Alma Mater Rudolphina)'이란
이름으로 빈 대학교를 설립합니다.
제가 알기론 1365년 당시 '법학, 의학'만이
정식 학과로 등록돼있었고 14세기
후반 대공 알브레히트 3세가
파리 소르본 (Sorbonne) 신학대학에서
교수들을 초빙해 '신학 및 철학' 학과도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16세기 한때 6천 명가량에 학생들을
수용해 그 당시 가장 큰 대학교였는데요.
이는 곧바로 투르크의 침공으로 학생수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신성 로마제국 페르디난드 2세 황제는
학교를 전적으로 종교단체인
'예수회 (Jesuitenkollegium)'로 넘깁니다.
예수회로 넘어간 빈 대학교는 연구 실적에는
빛을 발했으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요.
교육의 혜택이 너무 '특정 고위층'에만
집중되었다는 점이었죠. 이에 더해
학비 또한 어마어마하였고 웬만한 귀족 집안
아니면 학교에 입학원서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빈 대학교를 독점하고 있는
예수회의 갑질과 횡포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던 찰나에
빈 대학교의 영웅이 나타나는데요.
바로 '테레지아 대군주'
빈 대학교의 '엘리트화, 예수회의 갑질'등으로
점점 나라의 백성들의 '빈부격차'
'차별'이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몹시 뜳어했던 테레지아 대군주는
아들 '요세프 2세'를 구워삶아 함께
'교육에 대한 기회'란 좌우명으로
당시 교황청 소속이었던 예수회와
멱살 잡고 싸웁니다.
식겁한 예수회는 물러서고 18세기 중반
빈 대학교를 '국립기관 (Staatsanstalt)'으로
바꾸는데요. 이로 인해 학비는 저렴해지고
교육 혜택 또한 넓어지지요.
(역시 말빨로는 아줌마를 못 이겨...)
아무리 테레지아 군주가 잘했어도
'연구와 학문에 대한 차별'까지는 막을 수
없었는데요, 19세기 중반까지 '신학, 철학, 법학'
이 세 가지 학문의 독점은 계속되었습니다.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내에서
'민주화 혁명'이 점점 거세지자
레오 백작은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시행합니다.
이 교육개혁으로 인해
'학문에 대한 차별'이 소멸되고
점점 교육 혜택이 기하학적으로 넓어지니
이는 학생 수 증가로 이어지고
'연구의 자유'까지 주어져서 점차
새로운 학과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발전하여 20세기 초반에
전 세계 과학과 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논리 실증주의 '빈 학파 (Wiener Kreis)' 또한
빈 대학교 중심으로 생기지요.
뭐 옛날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제 갈길을
가다 보면 대학교 정문 옆에 위 사진처럼
옆문이 있는데 일단 여기 먼저 들어가
보도록 하십시다.
들어가다가 직진 아니면 왼편에
출입문이 있는데요 우선
왼쪽 문으로 들어가 주면
학교 옆 복도가 나옵니다.
이 복도에는 학교 식당을 포함해
입학관리처 또한 위치해 있는데요.
학교 식당은 코로나로
일식적으로 문 닫았네요
(비싸고 맛도 드럽게 없으니 이번 계기로
그냥 쭉 닫았으면 좋겠네요)
식당을 지나 복도를 계속 가보면
뭐 이런 쉼터도 나오고 또 계속 들어가 주면
종합 세미나실도 나오고
여기서 또한 밖으로 나가주면
이렇게 학교 옆 마당(?)이 나옵니다.
저 계단이나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면
학교 본관과 연결되어 있는데요.
(방금 전 옆문으로 이어진 통로에서 왼쪽 문
말고 쭉 직진하면 여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본관으로 가면 너무 싱거우니
다시 학교 정문으로 돌아가 줍시다.
학교 옆 통로에서 돌아 나와서
왼쪽으로 직진해 주면 학교
정문이 보입니다.
정문으로 올라가는 계단 대신
짧은 오르막길로 가주면
이렇게 학교 정문이 나옵니다.
뭔가 까리한데 (?) 들어가 봅시다.
들어가 주면 옆에 뭐 이런 졸업자 명단과
더불어 노벨상 받은 사람들 사진 중앙에
'물음표'가 하나 있는데
"다음이 진짜 너라고 생각하나, 애송이?"의
물음표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명단을 지나 왼쪽으로 가주면
저의 학사 전공 '독어독문학'이 있는
학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계속 앞으로 가주면
오른쪽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하나
보이는데 학교 마당(Arkadenhof)으로 이어집니다.
여기는 조금 있다가 가보도록 하지요.
우선은 '직진'
이 계단으로 올라가 줍시다.
저 위에 '프란츠 요세프' 아저씨의
기념비도 보이고
계속 계단을 올라가 주면
계단 정면의 뭔 방 하나가 보이는데
'소 연회장 (Kleiner Festsaal)'인데요
말만 연회장이지 보통 세미나실로 쓰입니다.
그럼 이 연회장 정면에서 왼편을 보면
강의실들이 쭉 열거돼있는 게 보이는데
'독어독문학, 역사학, 카톨릭 신학,
사회 문화학, 라틴 및 헬라어학, 북유럽학'
이렇게 6가지 과목의 학생들이
이 강의실들을 공유하고 있지요.
계속 앞으로 가줍시다.
저도 숱하게 온 강의실을 지나
이 계단으로 올라가 주면
문 잠겨있는 독어독문학 도서관이 나오고
(여기도, 그냥 오지게 왔습니다. 근데 뭐 딱히
감흥은 별로 없네요 ㅎㅎ)
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가면
독어독문학 전용 세미나실 복도가 나오는데
앞에 보이는 저 검은색 문짝들이
있는 곳이 세미나실입니다.
불과 여기서 학사 졸업한지도 얼마 안 됐는데
당시 기억이 떠오르면서
굉장히 새롭네요 ㅎㅎ
강의실, 세미나실 내부를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었는데 현재 코로나로 인해
닫혀있습니다. 들어보니 대부분
온라인 강의로 진행된다네요.
세미나실들을 지나 계속
가다 보면 왼쪽에 또 출입문이 보이죠?
저기로 나가면
학교 옆 마당(?)으로 나가는
계단과 승강기가 보입니다.
뭐 문도 다 잠겨있고 제 학과지만
더 이상 볼 게 없으니
다시 1층으로 노벨 수상자 있는 곳으로
돌아가 줍시다.
방금 전에는 노벨 수상자 사진에서
윈 쪽으로 들어갔다면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가줍시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저 계단을 올라가 주면
'역사학'과로 이어주는 계단이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 독어독문학 쪽보단 여기가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계단을 올라가 줍시다.
이렇게 끝까지 올라가 주고
정면을 바라보면
'대 연회장 (Großer Festsaal)'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졸업장 증여식, 여러 축제 등이 열리지요.
그리고 이 대 연회장에서 오른편으로
보면 또 복도가 하나 보이는데
이 복도로 가다 보면 강의실과 빈 대학교
'도서관 (Universitätsbibliothek)'이 나옵니다.
도서관 안쪽에 있는 '대 독서실
(Großer Lesesaal)'이 특히 굉장히 예쁜데요.
별명이 그래서 '해리 포터
도서관'으로 불립니다.
이 도서관 쪽으로 가주면
해리포터고 나발이고 코로나 때문에
싹 다 문 닫혀있네요 ㅡㅡ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대학교 도서관 앞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 주면 뭔 마당으로
나가는 문이 하나 보이는데
가서 열고 나가면
'아치형 마당 (Arkadenhof)'으로
나가게 됩니다. 여기가 바로 학교 안쪽 마당인데
정말 점심 먹으면서 멍 때리기 좋습니다.
이 마당의 기둥 쪽으로
들어가 보면 옆에 흉상들이
세워져 있는데 제 선배님들입니다.
조금 둘러보면
'볼츠만, 프로이트, 란트슈타이너'외에도
'슈뢰딩거, 포퍼, 말러, 멘델, 로렌츠' 등 다수의
제 선배님들이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싶어도
앞에서 뭔 세미나를 하는지
갈 수가 없네요..
마당 안쪽으로 들어가 주면
나무와 함께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가운데가 뻥 뚫려있어서 학생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요.
뭐 마당에서 볼 건 다 본 것 같으니
마당 중앙에 있는 저 문으로 나가줍시다.
나가면 학교 정문 출입구가 보이는데요
더 이상 학교에서도 할 것이 없으니
저 문으로 나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되겠습니다 ㅎㅎ
글을 마치며..
이 학교에서 학사 졸업을 한지
몇 년 됐는데요. 오래간만에 제 모교를
방문하니 그때 공부했던 추억이나
일화들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릅니다.
햇빛이 별로 나지 않아
학교가 너무 어두침침하게 나와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멋이 있는 것 같아 정겹네요 ㅎㅎ
'오스트리아 일상기 > 장소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스트리아 후기> Klosterneuburg / 클로스터노이부르크 (1) | 2021.08.27 |
---|---|
<오스트리아 후기> Mödling / 뫼들링 (1) | 2021.08.17 |
<오스트리아 후기> Kahlenberg / 칼렌베르크 (2) | 2021.08.09 |
<오스트리아 후기> Baden bei Wien / 바덴바이빈 (0) | 2021.08.03 |
<오스트리아 후기> Wiener Zentralfriedhof / 빈 중앙묘지 (1) | 202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