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후기>
아마 비엔나로 관광 오시는 분들 중에
제가 오늘 방문해 볼 공원을 지나가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름부터 도시 중심에
있어서 '도심공원'이라 불리는
'슈타트파크 (Stadtpark)'는 비엔나를 대표하는
공원 중에 하나로 뽑힙니다.
저희 동네에서 트램을 타고
'바이부엌가세(Weihburggasse)'라는
역에서 하차하여 왼편을 바라보면
길 건너편에 슈타트파크의 입구가 보입니다.
대략 6만 5천m²의 넓이인 이 공원은
1862년 시민들에게 처음 개장되었는데요.
원래 이 공원은 '빈 시 장벽 (Wiener
Stadtmauer)'과 함께 18세기까지 빈 시를
보호하는 제방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더 이상 빈시 장벽을
감싸고 있는 제방의 역할이 미미해지자 '프란츠
2세' 황제는 이 제방을 요양지로 바꾸고 후에
손자 프란츠 요세프 1세가 19세기에 본격적인
재개발로 영국식 공원을 본떠 오늘날의
'슈타트파크'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슈타트파크가 개장되면서 이 공원을
대표하는 건축물 또한 지어지는데요.
바로 '요양 살롱 (Kursalon)' 또는 '요양회실'로
불리는 건물입니다. 이 회실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빌려 1867년에 지어졌고 명칭 그대로
황제와 귀족들을 위한 휴가 시설이었습니다.
이 요양회실이 유명해진 결정적인 이유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가인 '요한
슈트라우스' (Johann Strauß)가 상임 지휘자로서
본인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정기적인 연주회를
연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런 이유에서인지
'슈트라우스 연주회장'이란 별칭으로도
이 회실은 불리고 있고 현재는
요양시설보단 무도 및 연주회장으로
주로 이용된다고 하네요.
이에 걸맞게 요양회실 옆길에는
위 사진처럼 슈트라우스 금상이 세워 저 있는데,
원래는 동상이었는데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을음 및 여러 외상으로 새롭게 도금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 금상은 공원 외에도
빈을 대표하는 기념상중에 하나일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요. 이유는 여기가
슈트라우스 본인의 대표곡인 '라데츠키 행진곡'이
처음 사람들에게 발표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금상을 지나서 계속 가봅시다.
그렇게 공원 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공원 중간쯤에서 무념무상 상팔자의
오리들을 위한 인공샘이 나오고
샘 주위로 음악가 브루크너를 필두로
여러 빈을 대표하는 유명인들의 기념비들이
보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슈타트파크는
빈에서 가장 많은 기념비들이
세워 저 있는 공원이기도 하지요.
이런 기념비들을 뒤로하고 정면으로 보이는
공원의 절경을 즐기면서 갈 길을 계속 가줍시다.
슈타트파크는 유난히 다른 공원보다
길이 잘 포장되어있고 깨끗한데요.
아마 빈을 대표하는 공원 중에 하나이기에
길 하나는 빡세게 닦나 봅니다.
참고로 이 공원에는 참나무를
비롯하여 여러 고귀한(?) 나무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단풍나무,
호두나무 등 몇백 년 이상 살아있는
나무들을 심어 놓았다고 합니다.
(식물 관련해서는 저는 문외한이라
솔직히 설명을 봐도 어떤 게 무슨
나무이고 왜 유명한지를 잘 모르겠네요 ㅎㅎ)
고귀한 나무들을 지나가다 보면
슈베르트 석상도 보입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빈 남성 합창단 (Wiener Männergesang)'에서
슈베르트 기념 연주회로 기부금을 모아서
위 사진에 있는 석상을 세웠다고 하네요.
그렇게 석상까지 지나면
어느덧 공원 끝자락에 있는
출입구에 도달하게 되는데 여기로
나가지 말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서
다른 출입구로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돌아가는 이유는 다른 출입구로
향하는 길 중간에 이 공원을 대표하는
무언가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데요.
돌아와서 방금 전 지나갔던 요양회실
바로 옆 조그마한 골목길로 빠져주면
공원의 반대편으로 이어주는 통로가 나옵니다.
참고로 슈타트파크는 신체 기관인 폐 모양을
띠고 있는데요. 좌폐와 우폐처럼 공원이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앞에 저 통로가 두 구역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리고 이 통로 가운데는 '비엔나 강'이라는
명칭의 '빈플루스(Wienfluss)'가 흐르는데요.
대략 34km의 길이로 니더외스터라히
지방에서부터 도나우를 넘어 빈까지 흘러
들어오는 강입니다. 12세기부터 이 강 주변에
물레방아들이 많이 위치하여 있어서 농작지 및
여관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여름이기도 하고 공원으로 개발된 후
강물이 많이 말랐는데 보기에는 처참해도
한 때 도나우와 더불어 비엔나
농작에 큰 역할을 끼쳤던 강이었습니다.
지금 지나는 이 통로는 참고로
원래부터 다리 역할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빈플루스 고수부지로 흐르는 문(Portal)을 만들고
그 위에다가 20세기 초반에 따로 이런 통로도
덧붙여서 지었다고 합니다.
슈타트파크는 빈 1구와 3구를 이어주는
통행로 역할 또한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지하철도
이 공원을 지나다닙니다.
반대편 구역으로 나오자마자
어린이 전용 놀이터가 보이는데
반대편 구역은 주로 역사나 전통보다는
놀이터, 쉼터 등 여러 신식 시설들이
마련되어있어서 딱히 볼 것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빈 3 구로 이어주는 통행로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공원 출입구로 가는 도중에
비엔나식 조식 전문 레스토랑 또한
마련되어 있네요. 한 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공원 내부에서 강변 쪽으로도
빠져서 걸어가다 보면
드디어 공원 출입구로 향하는 길이 나옵니다.
글을 마치며..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공원 중에
하나이다 보니 관리나 깨끗함 측면에서
다른 공원들보다 잘 되어있습니다.
길도 평평하고 기념비, 요양회실,
빈플루스 등 여러 볼거리들을
제공하기에 관광객들이 가볍게
걷기에 안성맞춤인 공원인데요.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슈타트파크에는
호감이 별로 없습니다.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관광객' 위주로
이 공원이 운영되기 때문에 공원을
지나는 유동인구도 너무 많고
그렇게 널찍하지는 않아서 마음을
비우면서 산책하기에 방해받기가
쉽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슈타트파크는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이지만 현지인들은
잘 찾지 않는 공원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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