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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일상기/장소리뷰

<오스트리아 후기> Wiener Zentralfriedhof / 빈 중앙묘지

<오스트리아 후기>



오늘 다뤄 볼 장소는 다름 아닌 비엔나의
국립묘지중의 하나인 '비너 트랄프리트호프',
빈 중앙 묘지입니다. 약 150년 전에 만들어진 이
국립묘지는 2.5 km²로 약 30만 개가 넘는 비석들이
놓여 저 있고 압도적인 면적으로 오스트리아 내에서
가장 큰 묘지로 자리 잡고 있지요.

71번 트램역 Zentralfriedhof 2. Tor

유럽에서도 두, 세 번째로 크다는 첸트랄프리트호프는
다양한 교통편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램을 타던지
고속열차(S-Bahn)을 타던지 해서 묘지로 갈 수가 있는데요.
각각의 교통편은 중앙 묘지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교통편의 따라 묘지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Tor)'이 달라집니다.

 

중앙묘지 2번 출입문

이 묘지는 총 11개의 출입문으로
구성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1번, 2번, 3번, 4번, 5번, 11번'
이렇게 총 6개의 출입문만이 운영되지요.
이 묘지를 처음 짓는다고 할 150년 전 당시
빈 시민들로부터 막대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교통편이 없어서였는데요. 이런 비판을
수용한 비엔나 시는 중앙묘지행 전용 트램을
제작하는데 그 번호가 바로 '71번 트램'입니다.


20세기 초반부터 있었던 71번 트램은 가장
긴 역사를 가진 트램 중에 하나로 처음 출범하였을
당시 하도 파격적이어서 "den 71er nehmen", 즉
"71번을 타다"라는 문장이 "죽었다"라는 표현을
대체하는 문장으로 현재까지 빈 사투리로 쓰이지요.

 

중앙묘지 지도

그렇게 2번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위 사진처럼 중앙 묘지의 지도가 나옵니다.
참고로 2번 출입문을 선택한 이유는
이 출입문으로 들어가야 이 중앙 묘지를
대표하는 건물 및 비석이 있기 때문인데요.
워낙 면적이 넓고 비석도 많으니 이 묘지를
샅샅이 살펴보려면 1-2일은 걸립니다.
우선 그렇게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여 볼 여건도
제겐 없고 있다 하더라도 이 묘지의 건물이나
묻혀있는 인물들 중 95%로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기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만을 다룰 예정입니다.

 

묘지의 중앙도로

약 비엔나에만 55개의 묘지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립 중앙 묘지는
황제 요세프 2세 (Kaiser Joseph II)의 명으로 18세기
후반에 건설한 '빈 매립지(Wiener Bestattungswesen)'를
모태로 하는데요. 19세기 들어서서 인구 증폭으로
이어지자 '빈 매립지'를 확장 및 개발하여 현재의
'첸트랄프리트호프'로 개명이 되지요.

그럼 방금 전의 지도에서 왼편으로 꺾으면
저 앞쪽에 무슨 건물이 나오는데

 

제1 영안실( Aufbahrungshalle 1)이 나오네요.
총 3개의 화장터 및 영안실이 전체 묘지에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영안실을 지나 앞으로 가보면
또 저 앞에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아치형 건축물이 보이는데

 

신식 아치형마당 (Neuer Arkadenhof)

가까이 가주니 '신식 아치형 마당'이 나옵니다.

 

아치형마당 옆모습

여기에는 주로 이름난 가문 또는
부호들의 비석이 마련되어 있지요.
(저런 거 하려면 얼마가 들런지 궁금하네요)

 

중앙로 옆길

그럼 다시 묘지의 중앙로로 들어서서
앞으로 가주다 보면 여기 역시
옆길에 여러 비석들이 세워 저 있는데
대부분 저희가 모르는 부호 또는
정치가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입 닫고
계속 앞으로만 가봅시다

 

옆길에서 이어지는 골목길

참고로 중앙로에서 옆을 보면
위 사진처럼 골목으로 빠질 수가 있습니다.
저렇게 골목들은 다수의 나무와 묘비들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분위기만 본다면
웬만한 공원보다 좋습니다.
실제로도 그래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조깅이나 산책, 자전거등을
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요.

옆길에 있는 비석들

이렇게 옆에 있는 비석들을
힐끔힐끔 보면서 앞으로 가다 보면

 

저 앞에서 빼꼼히 무슨 돔형의 건물이 나옵니다.

 

카를 보로메우스 성당

가까이 가서 보니 카를 보로메우스 성당(Karl-Borromäus Kirche)이 나오는데요.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이 돔 형태의 성당은 다른
비엔나에 있는 성당보다 상당히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루에거 초대 빈 시장의
행정 아래에서 건축된 이 성당은 빈 시장의
이름을 빌려 '루에거 추모 성당
Lueger-Gedächtniskirche)'으로도
불리는데 여기서 빈 시장의 장례 및 추모식도
이 성당에서 치러졌습니다.

성당 앞 대통령 묘

성당 쪽으로 가기 전에 앞을 보면
중앙에 있는 묘에 바로 오스트리아
제2 공화국 시절의 1대 대통령인
'렌너(Karl Renner)' 대통령이 묻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묘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오스트리아의 역대 대통령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요.

구식 아치형마당 (Alter Arkadenhof)

그렇게 대통령 묘를 지나서 성당 옆을 보면
위 사진처럼 '구 아치형 마당'이 나옵니다.
용도는 '신식 아치형 마당'이랑 똑같다고 하네요.

성당 앞면

그럼 성당에 다가가 봅시다.

 

성당 입구

성당 계단을 올라가 입구로 들어가 주면

 

성당 천장

푸른 천장의 성당이 나옵니다.

성당 옆모습

20세기 초반 당시 '유겐트 스틸(Jugendstil)'의
건축 및 미술 양식을 빌려 이 성당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고대 이집트
건축양식'도 참조되었다고 합니다.

성당 제단

참고로 이 성당의 실내는 사진과
외부 모습에 비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성당 앞마당

그럼 성당을 다시 빠져나와 이번에는 어째서
이 국립묘지가 다른 묘지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가 보도록 합시다.

 

역대 빈 시장의 비석들을 지나서

 

성당 옆길

공원 같은 성당 옆길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위에 나온 길로 계속 앞으로만 걷다가

 

골목 사아 사이로 다람쥐마냥
묘지를 헤치고 다니면

 

점점 이 국립묘지가 왜 유명한지에 대한
이유가 점점 드러나는데요.

 

음악가들의 성지

바로 '빈 고전주의 음악(Wiener Klassik)'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주페 (왼), 볼프 (오)

'명예의 묘지(Ehrengräber)'로 불리는
이 장소는 '주페(Franz von Suppè)'와
'볼프'(Hugo Wolf)'를 필두로

 

요제프 슈트라우스 (왼), 요한 슈트라우스 (오)

'슈트라우스(Strauss)' 부자의 묘지를 넘어

 

슈베르트 (왼), 브람스 (오)

우리에게 친숙한 작곡가인
'슈베르트(Franz Schubert)와
브람스(Johannes Brahms)'의
무덤이 나옵니다.

 

베토벤(왼), 모차르트(오)

그리고 이들의 무덤 중앙에는 빈 고전주의 음악의
대표 격인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묘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음악가의 성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 국립묘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가 바로 이 음악가들의 묘지가
옹기종기 붙어서 세워저 있기 때문인데요.
아마 이 국립묘지를 찾는 관광객은
100%의 확률로 이들의 묘지를 보기 위해서지요.

그럼 이들과 빠빠이하고 다시 국립묘지의 출입구로
돌아가며 오늘의 여정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마치며..

 

 

 

처음에 설명한 데로 오늘 만나 본
묘지들은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음악가, 정치인들 외에도 '볼츠만, 비트겐슈타인'등
여러 학자들을 비롯하여 '유대인들 전용 묘지'와
세계대전 '희생자'들을 기리는 묘비 또한 자리 잡고
있습니다만, 일단 이 국립묘지의 규모가 너무 크고
이들의 무덤 또한 너무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2-3시간 내에
다 보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다른 묘지들 보다도 정돈과 관리가
깔끔히 잘 되어있어 공원처럼
산책 및 자전거 타기에도 안성맞춤이지요.
신기하게도 묘지라 무언가 묘한 느낌이
들 것 같은데 이런 음침하고 무서운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마음이 웅장해집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점들 외에도 국립묘지의 특징과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 또한 마련되어 있으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방문해 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