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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이야기/오스트리아 정보

<오스트리아 정보> 오스트리아의 군복무에 대해 알아보자

<오스트리아 정보>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대부분 인생에서 한 번씩 거쳐가야 하는 장소가 바로 '군대'인데요. 오스트리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남성에 대해서만 '징병제'(Wehrpflicht)'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분단국가이자 북한과도 휴전 상태이니 의무적인 군 복무가 부여되지만, 오스트리아의 경우 분단국가는 아니지만 국가의 '중립성'을 고수하기 위해 의무라고 합니다. 물론 오스트리아에서도 징병제 관련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습니다. 국가가 어렵지도 않고, 전시상황도 아니니 징병제를 유지할 이유가 사실 상 없는 오스트리아는 이를 폐지하려 하였으나 2013년 실시된 '징병제 폐지' 관련 대국민 찬반투표에서 약 60% 가까이 되는 '반대 투표율'로 징병제 유지가 확실시되었지요. 그래서 다른 서유럽 국가들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한 것에 반해 유일하게 '스트리아와 위스'에만 징병제 제도가 남아있습니다.

 

  신체 검사 (Stellung)

 

만으로 17세가 되면 오스트리아 남성은 국방부로부터 신체검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라는 용지를 받습니다. 보통 신체검사는 이틀로 나눠서 진행되며 첫날에는 안력, 청력, 소변/피검사 같은 대중적인 건강 검진을 받고 둘째 날에는 기본 체력검사를 필두로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을 통한 '정신 검사' 또한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체검사 결과와 본인의 질병 유무를 고려하여 '복무 가능성 (Tauglichkeit)' 여부를 결정합니다. 어떠한 문제도 없다면 '복무 가능 (tauglich)'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되지요. 참고로 이 신체검사는 17세부터 만 35세까지 한 번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데요, 만약 만으로 35세가 지나면 '검사 의무'가 해지되면서 저절로 병역의 의무 또한 소멸됩니다. 즉, 학업, 가족부양, 경제적인 이유로 만 35세까지 신체검사를 연기하면 현역으로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요.

  현역 복무 (Grundwehrdienst)

 

오스트리아 연방군 (Bundesheer) 로고

신체검사에서 '복무 가능'판정을 받은 남성에 한에 통지서가 발부되고 영장에 적힌 날짜에 입영하게 됩니다. 현역 복무는 총 6개월로 처음 4주간의 '기본 훈련 (Grundausbildung)'을 마치면 본격적인 '행진, 행군, 체력 및 사격훈련' 등으로 구성된 본격적인 군생활이 시작됩니다. 참고로 오스트리아의 현역 복무는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등으로 세분화된 한국 현역과는 다르게 오로지 '육군 훈련병'로만 입대가 가능합니다. 이 말은 '공군, 해군'과 같은 부대로는 순 '직업 군인 (Berufsheer)'만이 복무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훈련 강도는 한국과 비슷하다고는 하나 수령하는 월급이 대략 320유로 (40만원)이고 4주간의 '병영에서의 기본 훈련'을 마치면 나머지 군생활은 자택에서 출퇴근을 하므로 상대적으로 한국보다는 매우 수월한 군생활이라고 치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회 복무 (Zivildienst)

 

사회복무 진술서

신체검사에서 '복무 가능' 판정을 받은 남성은 일단 무조건 '현역 복무'에 임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역 복무를 원치 않는 경우, 판정 후 4주 이내로 위 사진 같은 '사회복무 진술서(Zivildiesnsterklärung)'를 서명하고 국방부에 제출하면 현역 대신 '사회 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이런 '사회복무'는 없었지만, 하도 종교나 개인 가치관으로 '양심적 (aus Gewissensgründen) 병역거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1975년 처음으로 이런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현역 복무보다 3개월이 더 많은 총 9개월로 기본 군사훈련 또한 받지 않고 현역과 마찬가지로 약 320유로의 월급으로 집에서 출퇴근을 합니다.
(참고로 9개월중 2주는 휴가로 사용할 수 있지요)

이는 우리나라의 '공익'의 개념과 유사한데요. 대체적으로 사회 복무요원은 보건소나 국립 병원에 근무하면서 기본적인 '응급 처치' 기술을 익히고 '응급 환자 수송부' 또는 여러 '복지센터'에 투입됩니다. 제 친구들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스트리아 현역과 복무 난이도를 놓고 서로 비교해 봤을 때 '사회 복무'도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요, 물론 군대와 같이 강도 높은 훈련은 없지만 사회 복무요원이라면 응급 시에 새벽에도 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또한 항시 대기를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응급센터 같은 곳에서 주로 복무를 하다 보니 여러 정신건강에 그다지 긍정적이라는 소식들은 전해지지 않는데요, 참고로 제 친구 중 한 명은 어느 '노인 복지 센터'에서 치매 노인들을 상대로 복무를 했었는데 '건강 검진해주고, 똥 치워주고, 말동무해주고' 별의별 쌩쑈를 다 했지만 마지막 헤어지는 날 어느 치매 걸린 할아버지한테 감사 인사(?)로 귀 싸대기 부리나케 후려 맞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사회복무직을 '강추'한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