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정보>
영국의 '펍', 일본의 선술집 '이자카야'처럼 오스트리아도 오스트리아만에 전통적인 술집인 '호이리게 (Heurige)'가 존재합니다. 물론 호이리게를 온전히 술집으로만 보기에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도 제공하기에 무리가 없지 않아 있지만은 주 품종이 '주류'이기에 대부분 술집으로 인식하지요. '호이리게(Heurige)'는 독일어로 '호이리거(Heuriger)'의 복수형으로, 단일 술집을 뜻할 경우 '호이리거(Heuriger)'로 부르는 것이 합당합니다. '올해의, 이번 년도의'를 의미하는 오스트리아식 독일어 형용사인 '호이릭(heurig)'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er"를 덧붙여 굳이 직역을 하자면 '올해의 것, 이번 연도의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나 통상적으로 '올해의 것'은 오스트리아의 햇포도주 (Jungwein), 다시 말해 '숙성이 덜 된 와인'을 뜻합니다. 그밖에도 전통 음식도 먹을 수 있기에 '올해의 농작물'을 가리키기도 하지요.
호이리게의 특징은 술집 주인이 직접 재배한 포도로 손님에게 포도주를 대접하는 문화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러한 전통은 8세기경 카를 대제(Karl der Große)가 처음으로 포도 재배를 하는 농부가 자신의 포도를 와인으로 만들어 판매하여도 된다는 새로운 영토 및 영지법 (라틴어명 capitulare de villis)을 발의한 후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로 인해 유럽에서 '상업적인 형태를 띠는 최초의 술집'이 탄생합니다. 술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이 당시 너무나 많은 제한이 걸려있어 '특정 지역, 특정 포도 재배자'에 국한된 상태였지요. 이는 무늬만 '상업적인 술집'이었지 실제로 술을 판매하여 금전적으로 생활이 가능했던 농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특정 농부만 돈을 버는 형태가 지속되자 농업계에서는 생활고와 차별로 인해 점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데요. 이를 심상치 않게 여겼던 오스트리아 황제 요세프 2세는 18세기 후반에나 들어서서 범국가적으로 포도주 및 여러 다양한 술들을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법령을 만듭니다. 이 법령을 토대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전역에 있는 농부 본인들이 한 해 동안 직접 재배한 농작물과 햇포도주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이 가능해지지요. 그리고 농부들이 '올해의 과일즙, 올해의 포도주 (Heuriger Obstmost, heuriger Wein)'등의 글로 손님들에게 홍보 및 호객 행위한 것에 비롯되어 '호이리거(Heuriger)'라는 말이 처음 탄생합니다.
근대 및 현대에 들어서자 '호이리거'의 특성인 '본인이 직접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판매하는 행위는 점점 퇴색됩니다. 이는 명목상 호이리거일 뿐이지 현재 오스트리아에있는 상당수의 호이리거는 직접 만든 포도주나 농작물로 손님을 대접하지는 않는데요. 술뿐아니라 여러가지 음식들도 판매하기에 지금의 호이리거는 '오스트리아식 전통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보는것이 더욱 합당하다고 느낍니다. 참고로 오스트리아에는 호이리거 외에 '덤불술집'이라 불리는 '부쉔샹크(Buschenschank)'가 존재합니다. 오늘날에도 농부가 직접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파는 부쉔샹크는 주로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대표 판매 품목이 '화이트 와인'이라 다른 음료나 음식을 먹으러 부쉔샹크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부쉔샹크야 말로 전통적인 호이리거의 뜻을 이어받은 술집이라고 보면 될 듯 싶은데요. 만약 캐주얼하게 오스트리아식 전통 음식과 와인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호이리거'를, 순수 오스트리아식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부쉔샹크'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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