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후기>
오스트리아 빈에는 의외의 건축물들이
상당한 의미와 독특한 외형을 지니고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 방문해 볼 장소
또한 그러한데요. 이름만 들으면 굉장히 의문이
들고 꺼림칙할 말한 장소이지만 이곳 역시 빈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저희 동네에서 약 1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슈피텔라우(Spittelau)'라는 역에서 하차하여
위로 먼저 올라가 봅시다.
벼스역 위쪽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걸어가다가 위 사진처럼 언덕으로 올라가면
빈 국립 약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다시 왼쪽으로 꺾어줍시다.
그러면 중간에 출구로 이어지는 길이
하나 보이는데 저 길 오른편으로는 약대가
왼편으로는 현재 폐쇄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빈 대학 소속의 경제학과
예전 건물이 보입니다.
그렇게 가운데 길로 직진하다 보면
학교에서 벗어나면서 전방에 무슨 기괴하고
알록달록한 건물이 보이는데 저 건물이 바로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입니다.
자세히 가서 보면 마치 무슨 다채로운
예술 전시회관처럼 보이는데
빈을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입니다.
외관만 보면 쓰레기 소각장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텐데 이유는 이 소각장의
외형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가
직접 설계와 디자인을 하였기 때문인데요.
완공한 지 약 50년이 된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은 원래 이렇게 다채롭고
특이한 형태가 아니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칙칙하고 냄새나며 매연을 뿜는
폐기시설에 불과하였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대형 화제로 인하여
이 소각장은 폐허가 돼버리고 다시 건축을
시작하여 1971년에 재탄생을 합니다.
재건축할 당시 빈 시는 공업화로
여러 공장들이 세워질 예정이었기에
환경오염 문제들이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하였는데요. 60년대의 자연환경을
의식하여 빈 시는 신식의 친환경 소각장을
세울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 당시
건축가 외에도 인권 및 환경 운동가로
활동하였던 유대인계 오스트리아 출신
훈데르트바서에게 설계를 의뢰하게 되고
이에 부응한 훈데르트바서는 본인만의
다채로운 색 조합 형식의 예술 감각을
바탕으로 설계에 임하게 되는데요.
60년대 당시의 현대 건축물들은
모두 단색의 직각 형태로 지어졌는데
이런 '직각 형태'의 건축물들을 대표하는
건물들이 주로 공장이었습니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들리는 일화에 따르면
훈데르트바서는 '직각 형태의 건물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사람을 병들게 한다'라는 본인의 사상을
표출하기 위한 매체로 쓰레기 소각장을 설계하기
사작하였다고 하는데요. 세상 사람들이 욕심에
눈이 멀어 무분별하게 공장을 지음으로서 환경이
파괴되는 현실을 규탄하면서 훈데르트바서는
자연이 단색과 직선이 아닌 오로지 다채로움과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하여
소각장 외관에 색을 입히고 곡선 모양으로
건설할 계획 또한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내기 위하여
쓰레기 소각장 외관에 곡선과 여러 가지 색채를
훈데르트바서는 담아내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걸맞게 시설 또한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의 세계 최초로 '탈질소산화물(DeNOx)'을
사용하여 배기가스를 걸러내는 시설 외에
쓰레기를 태우면서 생기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중화시키는 시설 또한 80년대에
이 소각장이 갖추었기에 세계적으로도 굉장한
최첨단 신식 소각장으로 인정받고 있지요.
환경 파괴 및 유해 물질을 배기하지 않는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은 '폐기 시설' 외에도
비엔나의 동쪽과 서쪽 지역을 담당하는
중요 전력 공급원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빈 시에서 이 소각장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글을 마치며..
오스트리아는 과거부터 환경 보호에
가장 앞장서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에 대한 표징으로 슈피텔라우 소각장이
항상 거론되지요.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등의 환경 문제들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서 인간의
예술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훈데르트바서의 말처럼 우리의
편리함과 실용성만을 추구하는 태도가
어떠한 결과를 환경에 초래하는지를
한 번씩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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