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후기>
오늘 방문해 볼 거리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리 중 하나인데요. 워낙
거리가 짧다보니 거리 이름 뒤에
'골목길(Gasse)'이란 명칭이 붙습니다.
물론 짧긴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비엔나에서 아담한 골목길이 아닐까 싶네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트램을 타고
'라우돈가쎄(Laudongasse)'라는 역에서
내리고 난 뒤에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 줍니다.
한 3분 정도 직진 후 보이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플로리안가쎄(Floriangasse)'로 들어서게 되고
또다시 직진으로 조금만 가다가
첫 번째 보이는 골목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피아리스텐가쎄(Piaristengasse)'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거리 중앙 즈음에 오늘 가 볼
'마리아-트로이 골목길'이 보이지요.
이 거리에 들어서서 앞으로 가다 보면
위 사진처럼 무슨 음식점이 나오는데
300년 역사의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점
'피아리스텐켈러'가 나옵니다.
원래 합스부르크 황실 전용 포도주 저장소로
시작한 이 음식점은 18세기에 비엔나의
'주막 및 음식점'으로 탈바꿈을 하지요.
그리고 이 음식점을 지나서 저 앞에 있는
분홍색 건물 쪽으로 다가가 보면
마리아 트로이 골목길의 팻말이 보이면서
골목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왜 이 골목이 '마리아 트로이'로
불리게 되었는지 곧 알게 되는데요.
우선은 수백 년 전통의
이 골목길로 계속 들어가 보면
골목길 옆으로 고풍의 가로등으로
장식되어있는데요. 가을에 저녁 노을빛과 더불어
저 가로등 불빛이 켜진 이 골목을 거닐면
프랑스 파리에 버금갈 정도로
낭만적이고 예쁩니다.
현재는 대낮이고 여름이므로 파리에
버금갈 정도는 아닌 관계로 일단 골목
끝자락까지는 가봅시다.
끝자락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주면
17세기에 지어진 '빵집(Backstube)'이
나오는데 뭐 황실 전용은 아니고
일반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빵집이었다고 하네요.
1960년대까지 실제 빵집으로 운영되었지만
현재는 그냥 역사 유물 전시관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 일반 빵집이 미국이란 나라의
전체 역사보다 깁니다 ㅎㅎ)
그럼 다시 마리아 트로이
골목으로 돌아가 줍시다.
골목에서 앞으로 가던 중
옆에서 자꾸 커피 냄새가 나서 돌아봤더니
자그마한 커피집이 하나 나오네요.
한 번 들렀다가 가줍시다.
이 골목길처럼 굉장히 아담한
커피집인데요. 모든 재료가 유기농으로
커피 외에 크레페 및 와플집으로도
상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럼 커피집 바깥쪽에 앉아서
주문을 해보도록 합시다.
이어서 그렇게 주문한 와플을 하나 때려줍니다.
와플에 정신이 팔려서 잠깐 갓길로 샜는데요.
이 골목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저 앞에 무슨 까리한(?) 성당 하나가 보이는데
그럼 부지런히 저 성당 쪽으로 가줍시다.
아까 소개했던 300년 전통의
음식점을 지나가 보면
바로 '마리아 트로이 피아리스텐 성당'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마리아 트로이'란 골목
이름이 이 성당 명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7세기 말 황제 레오폴드 1세의 칙령으로
지어진 작은 예배당으로 시작한 이 성당은
18세기 초반에 들어서서 예배당을 확대하여
지금의 '피아리스텐성당'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참고로 공립 인문계 중·고등학교
(Bundesgymnasium)와 초등학교 (Volksschule)가
이 성당을 에워싸고 있는데요.
이 학교들도 성당과 더불어
레오폴드 1세의 명으로 지어진 관계로
3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지요
그럼 성당 내부로 한번 들어가 봅시다.
역사가 있는 성당이다 보니
수백 년 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둥근 아치형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성당 미사를 드리는 장소가 나옵니다.
이름에서 알다시피 16-17세기 교육에
영향력을 끼친 '피아 리스트 (Piarist)'
수도원들을 위하여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1756년에 처음으로 미사예배가 거행되었고
황제 전용 예배당에서 일반 백성들을 위한
천주교 성당으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이 더더욱 유명해진 계기는 다름 아닌
오스트리아 종교음악 및 낭만파 음악의
거장인 '안톤 브루크너'가 이 성당에서
오르간 연주 및 작곡 시험을 치른 것 때문인데요.
그래서 '브루크너 성당'이란
별명도 가지고 있지요.
그렇게 성당을 돌아서 나오면
이런 성당 마당이 보입니다.
그럼 구경할 건 다 한 것 같으니
여기서 오늘의 여정을 마쳐야 되겠네요.
글을 마치며..
대략 150m 정도의 이 거리는
솔직히 산책로로 하기에는
너무 짧아서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골목 자체가 고풍의 멋을
자랑하고 역사 또한 깊기 때문에
소담하면서 바로크식 비엔나의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이 거리는
최고 장소중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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