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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청년의 언어 이야기/독일어 이야기

독일어와 관련된 재밌는 사실들

세계 각각의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독일어 역시 독일어만의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독일어와 연관된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 독일어는 독일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

 

영어가 미국과 영국에서만 통용되지 않는것 처럼 독일어 역시 다양한 국가들의 공용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독일을 포함하는 중유럽에서는 스트리아, 히텐슈타인과 위스가 서유럽에서는 셈부르크와 기에가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요. 이외에도 미국 인구의 절대 다수를 구성하는 백인들 중 독일계 출신이 가장 많기에 국에서도 약 2백만명 가까이 독일어를 모국어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고 남서 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인 미비아 역시 한때 독일령이었기에 영어와 더불어 독일어 또한 공용어로 활용됩니다. 전 세계에서 7개국에서 독일어는 현재 모국어 및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고 이외에도 35개국에서는 이들 고유의 모국어와 함께 독일어가 같이 통용된다고 하는데요. 이로 인하여 세계에서 현재 독일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인구가 약 1억 3천만명에 준한다고 합니다.

 

II. 독일어 단어들은 길다.

 

(1) Donaudampfschifffahrtselektrizitätenhauptbetriebswerkbauunterbeamtengesellschaft (79글자)
    도나우증기선 제1전기공무 하위건설공무원회사 (= 도나우 전기·증기선 공사)

(2) Grundstücksverkehrsgenehmigungszuständigkeitsübertragungsverordnung (67글자)
    토지유통 허가권환 위임법규 (=토지 매물 관련 법)

(3) Rindfleischetikettierungsüberwachungsaufgabenübertragungsgesetz (63글자)
     소고기 상표부착 감시업무 위임법 (=소고기 라벨링관련 법 )

 

위에 적힌 단어들은 현재 독일어에서 존재하는 가장 긴 단어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독일어 단어들이 긴 이유는 바로 독일어의 특징인 '성친화성(Kompositionsfreudigkeit)'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아이슬란드어와 더불어 그 어떠한 언어보다 합성어 만들기를 좋아하는 독일어기에 이런 긴 단어들이 가능하지요. 물론 위에 적힌 단어들을 극적인 예로 든 것이지만 실제로도 대부분 일상에서 보고 듣는 독일어 단어들은 다른 언어에 비해서 상당히 깁니다. 

III. 여성적인 독일어

 

영어와는 다르게 독일어는 한가지 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독일어 명사에서 볼 수 있는 문법적인 ' (Genus)'인데요. 'Der(남성), Die(여성), Das(중성)'이라는 3개로 분류된 정관사가 바로 명사를 꾸며주면서 독일어의 명사가 어떠한 '성'을 가졌는지 알려주지요. 몇 가지 명사들은 어떤 정관사가 필요한지 물론 기본 규칙과 논리를 바탕으로도 찾을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독일어 명사는 규칙에 얽매여 있지 않고 직감으로 '성'을 구분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는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기에 저희 같은 외국인들한테는 굉장히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현재 독일어 표준 사전에 기재된 독일어 명사들 중 약 45%의 가장 높은 비율로 정관사 'Die'를 요구하는 성형 명사가 1등을 차지하였고 이어서 'Der'를 요구하는 남성형 명사와 'Das'를 필요로하는 중성형 명사가 각각 35%와 20% 비율로 2등과 3등을 차지하였습니다.

 

IV. 아기라는 단어가 없는 독일어

 

당최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정도로 긴 단어들이 수두룩하고 여성형, 남성형, 중성형이라는 3개의 성으로 명사를 구분하는 오만 지랄발광을 떠는 독일어지만 특이하게도 한가지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어로 'baby', 불어로 'bébé', 우리말로 '아기'라는 아주 기본중의 기본인 단어가 독어에서는 찾을 수가 없는데요. 물론 '신생아'와 '젖먹이'를 뜻하는 'Neugeborenes'와 'Säugling'라는 낱말들은 존재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아기'와는 조금 많이 다릅니다. 이상하게도 이를 대신하여 현재 독일어에서는 영어 단어를 빌려서 'Baby'라고 아기를 통상적으로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