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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청년의 언어 이야기/독일어 이야기

독일어 맞춤법 [소·대문자편]

개인적으로 우리말을 굉장히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는 바로 '띄어쓰기'와 같은 '맞춤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정한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어떤 단어들 사이에 간격을 두어야 하는지, 구두점은 또 언제 사용되는지에 관하여 성인인 저는 지금도 상당히 헷갈리는데요. 이에 반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같은 언어들은 상대적으로 '맞춤법'에 한해서는 상당 부분 간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영어와 동일한 게르만어파인 독일어의 맞춤법 역시 한국어에 비하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얕잡아볼 만큼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문장에서 언제 '쉼표'를 찍어야 하는지, '소/대문자'의 활용은 또 어떻게 구분 짓는지에 대해서 독일어는 영어와 난이도면에서 확연한 편차를 보이는데 이런 독일어의 '춤법(Rechtsschreibung)'을 대표하는 소/대문자 구분법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문자 활용 (Großschreibung)

 

 

영어에서 고유명사 또는 'I'라는 단수 1인칭 대명사는 상황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크게 써야하는것처럼 독일어 역시 특정한 품사와 단어의 위치에 따라서 대문자가 의무적으로 활용됩니다.

 

 

I. 문장의 시작 & 마침표 뒤

 

(1) Das Kind ist 10 Jahre alt. Gestern war er deswegen in der Schule.
    아이는 10살이야. 그래서 어저께 학교에 있었어. 

 

위의 'Das'와 'Gestern'이란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어는 영어와 동일하게 문장 맨 앞에 쓰이고 '마침표 (.)' 바로 뒤에 이어지는 첫 번째 단어는 품사와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대문자로 써야 됩니다.

 

 

II. 명사 & 높임말 (Substantive & Höflichkeitsform)

 

(2) Anscheinend schmeckt Ihnen das Essen nicht. Probieren Sie mal diesen Kuchen!
    보기에 음식이 입에 안 맞으시는 것 같군요. 이 케잌 한번 드셔 보시죠! 

 

위 (2)번 문장에서 어떠한 상황과 무관하게 무조건 대문자로 쓰여야 하는 단어는 'Kuchen, das Essen, Ihnen, Sie' 이렇게 4개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명사'라는 개념을 지니고 있는데요. 대개 독일어의 명사는 대문자로 쓰인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기에 'Kuchen(케잌)'과 같은 보통 명사들은 대문자로 활용됩니다. 이밖에 동사에서 명사로 전환된 단어인 'essen (먹다) → das Essen (음식)'역시 크게 써야합니다. 영어와는 차별되게 'Sie (당신)'과 'Ihnen (당신에게)'과 같은 형식적인 경어체를 띠고 있는 인칭대명사 역시 무조건 대문자로 쓰이는데요. 이와 동일선상에 있는 사람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들 모두 대문자로 시작합니다.

 

 

III. 수사 (Zahlwort)

 

(3) Die Eins und die Zwei sind Ziffern.
     1과 2는 숫자다.

 

만약 '일, 이, 삼, 사...'와 같이 독일어의 수사가 '문어체'로 독립적으로 사용되었을 경우 이는 명사와 동일하기에 위의 (3)번 문장에서처럼 필수적으로 첫 번째 글자는 대문자로 써야 합니다. 

 

  소문자 활용 (Kleinschreibung)

 

 

대문자의 경우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품사는 독일어에서 의무적으로 작게 써야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상황들을 제외한 '동사, 형용사, 부사, 인칭대명사, 관사, 전치사, 접속사'는 모두 소문자로 써야만 한다는 의미인데요. 허나 '수사'는 아래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소문자로 활용됩니다.

 

(4)  Ich hatte drei Katzen im Haus, aber die erste Katze ist leider gestorben.
     나는 집에 고양이가 3마리있있는데, 첫 번째 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죽었어.

 

만약 '수사'가 독립적인 형태가 아닌 뒤에 오는 명사를 꾸며주는 수식어, 즉 '형용사'로 활용되면 위에 적힌 (4)번 문장에서처럼 의무적으로 소문자로 써야 합니다. 'drei (3마리)'같은 기수를 포함하여 'erste (첫번째)'처럼 서수 역시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로 사용되고 있기에 첫 글자를 무조건 작게 써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