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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청년의 언어 이야기/독일어 이야기

종속 접속사 'Weil'은 언제 써야될까?

독일어를 배울 시 우리가 가장 처음 접하는 단어 중에 하나는 아마도 '이유' 또는 '원인'을 표현하는 'Weil'일 겁니다. 우리말로 ' ~때문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고 가장 큰 특징은 여느 독일어의 접속사와 마찬가지로 주문(Hauptsatz)에 따라오는 부문(Nebensatz)을 묘사하기에 완료동사 (Finites Verb), 즉 제, 칭, /수 여부를 따져서 변형이 끝난 동사가 '주로' 부문 마지막에 위치하게 되지요. 예문을 한 번 보면:


(1) Minsu wird heute nicht zu mir kommen , weil er krank ist.
(민수는 아프니까, 오늘 나한테 오지 않을거야)


위에 문장이 나타내듯이, Weil이 이끄는 문장 "weil er krank ist"에서 완료동사인 'ist'가 문장 가장 뒷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쉼표로 문장이 두 개로 나뉘며 완료동사가 문장에서 가장 마지막에 배치, 즉 '후치'되어있는 문장의 형태를 우리는 독일어에서 대체적으로 '부문 (Nebensatz) 또는 종속문 (Eingebetteter Satz)'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쉼표 앞에 위치한 문장 "Minsu wird heute nicht zu mir kommen"을 우리는 '주문 (Hauptsatz)' 또는 '모문 (Matrixsatz)'으로 부르지요. 여기서 'Weil'은 본인 문장을 이끄는 동시에 주문(Hauptsatz)의 원인을 설명하기에 '주문에 포함되어있고 앞뒤 문장을 연결한다'라는 뜻에서 '종속 접속사(Subjunktion)'라는 명칭으로 불립니다.


종속 접속사 'Weil'은 쉼표 앞 문장을 꾸며주고 원인을 규명하기에 독일어에서 구어체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단어이지요. 아마 대부분 우리들이 일반 서점이나 강의에서 볼 수 있는 '독일어 회화 또는 문법집'에서 'Weil'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마칠 텐데요. 물론 '앞뒤 문장을 이어주고 주문의 이유를 설명하며 흔히 사용된다'라는 점은 틀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이 설명은 굉장히 미약합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화/문법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Weil'은 독어권 현지에서 그렇게 '통상적으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Weil'이 지닌 억양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인데요. 만약 우리가 지속적으로 대화 중 'Weil'로만 이유를 설명한다면 현지인들에게 자칫 불쾌하게 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위에 (1)번 부문을 번역한다면 '민수는 아프니까'라기 보단 '왜냐하면 민수는 아프기 때문에'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우리말로 비교하여도 느끼는 강도가 상당히 심한데 이는 'Weil'이 지닌 속성 중에 하나가 바로 '강조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강조성'을 축소시키고 대화를 보다 매끄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음 문장으로 말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2) Minsu ist krank und er wird deshalb heute nicht zu mir kommen.
(민수는 아프니까, 오늘 나한테 오지 않을 거야)


(2)번 문장처럼 부문을 이끄는 'Weil'을 없애고 그 부문 "Weil er krank ist"을 앞으로 당겨서 주문 "Minsu ist krank"으로 만들고 'Weil'의 자리에 접속부사인 'Und와 Deshalb'를 넣어주면 대화가 나름 매끄럽고 상당 부분 부드러워집니다. 이유는 '그리고'를 뜻하는 접속사인 'Und'와 '그래서'를 뜻하는 접속부사인 'Deshalb'는 '주문'과 '부문'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주문'을 이어 주기에 'Weil'이 내포하고 있는 '강조성'이 대체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이지요. 물론 'und... deshalb' 형태도 아예 강조성을 배제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Weil'처럼 노골적으로 한 문장을 두드러지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독일어를 난생 처음 접하고 배우는 사람은 부담 없이 'Weil'을 빌려 문장을 구성하여도 크게 문제는 없으니 '이렇게도 말할 수 있구나' 정도로만 알아두고 어느 정도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거나 독어권 현지에서 사는 경우라면 'Weil'은 가능하다면 피하고 (2)번 예제처럼 풀어서 대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